제주도 2009년 8월 4일 ~ 5일

 

 

진원이형이 깨운게 벌써 아침 10시가 다 되어 갈 때였다.
어제 새벽까지 혼자 이리저리 방황하다 잔 탓도 있지만,
술도 먹은데다 이제 여행이 다 끝났다는 생각을 가졌던 탓인지, 늦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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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잠에서 깼다.

 

 

 

 

언제나 그렇지만 운동하고 먹은 술에는 담날 숙취가 없다.
어제 그렇게 마셨는데 뒷골이 땡긴다거나 속이 않좋다거나 하는게 없다.
몸은 조금 무거웠지만 샤워하고 나오니 다시 가뿐해 졌다.

 


진원이형은 아침 일찍 일어 났었는지
다른 일행들도 다 깨우고 밥과 찌게까지 준비를 해뒀다.

 

 

아침을 먹고 나서 짐 정리를 마치니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오늘은 어제 들리지 못하고 지나친
성산 일충봉과 섭지코지를 거처 우도를 들리기로 했다.
상용이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승채도 약간의 체력적 부담을 느끼는것 같아
짐은 그냥 숙소에 두고 빈 자전거로 부담 없이 성산과 우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페니어를 떼고 달리니 날아 갈것만 같다.
어제 맘껏 달리지 못했던것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신나게 속도를 높였다가
후미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아 다시 속도를 줄이고 함께 달리기로 했다.

 

 

좀 더 일찍 일어나 서둘러 준비했더라면 오늘 일정이 좀 더 여유로울텐데....
성산, 섭지코지, 우도까지 둘러보기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일단 섭지코지는 올인 촬영지였다는 것 외에 그닥 유명할게 없으니 일정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지난 전국일주 당시 우도도 가보지 못했고, 성산 일출봉에도 올라보지 못했었다.
벌써 1시가 다 되어 가는데 둘 다 진행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둘 중 하나만 택일해야 하는데 지난 식객모임에서 상용이가 올레길도 함 걸어보자고 했던게 기억났다.
계속 자전거만 탔으니 잠깐 걷는것도 좋을 것 같아 난 성산 일출봉 등산을 하자고 했는데,
후에 진원이형의 권유대로 성산 일출봉은 입구에서 기념촬영만 하는걸로 만족하고 우도를 들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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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 일출봉 앞에서 기념촬영.
카메라 세팅을 잘못해서 해상도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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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도 들어가는 여객선에서...

 

 

 

성산 일출봉 등산을 권했던 이유는 상용이의 올레길 얘기 외에도
혹시나 뱃편 시간이 잘 안맞아 우도에서 너무 시간을 허비할까 걱정이 앞선던 탓도 있었다.
- 지난 전국일주 당시 뱃편이 안맞아 마라도에서 1박을 했던게 생각난 탓이다.-

 

 


그런데 1박2일 방송 탓인지 우도 찾는 관광객들이 엄청 많이 늘어 났고,
그때문에 뱃편은 30분 간격으로 자주 있어 우도에서 시간을 허비 할 일은 없을 듯 했다.

 

 


역시나 성산 일출봉만 오르고 우도를 들리지 못했다면 엄청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우도의 풍경들은 제주도의 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 했다.
해안도로도 지나는 차들이 많지 않고 잘 정비되어 즐거운 라이딩이 되었다.

 

 

 

 

 

 

= 우도 라이딩 내내 진원이형이 사진기를 담당했다.
진원이형이 찍은 우도 라이딩 동영상.
100메가가 넘어 이글루스에 업로드가 안되어
용량을 줄여 올렸더니 또 화질이 않좋다. 결국 외국 서버를 이용......
용량 탓에 일부 컴에서는 약간의 버퍼링 있을수도 있겠다.
버퍼링이 심할 경우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플레이~

 

 

 

 

 

 

 

 

역시나 우도에서도 맞바람이 심했다.
하지만 짐을 덜고 나니 라이딩 내내 맞바람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한가한 해안도로라 안전상 걱정이 없어 그냥 내키는 데로 달렸는데,
아직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용이와 승채가 많이 뒤쳐졌었다.
돌이켜보니 천천히 함께 달릴걸 후회가 든다.

 


우도 풍광 중 최고는 검멀레인데 중간에 카메라 밧데리가 다 되어 그곳의 경치는 사진에 담지 못했다.
여분의 밧데리를 하나 더 챙겼지만, 정작 우도를 갔을때 그 밧데리는 숙소 짐꾸러미에 처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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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 등대 앞에서 진이와 다정하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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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훈이형과 진원이형.

 

 

 

 

우도 일주를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여객선이 도착해 있었다.
바로 승선하면 되었는데 상용이와 승채가 한참이나 뒤쳐져 일단 배를 보내야 했다.
그래도 뱃편이 자주 있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음 배에 승선했다.

 

 


제주에서 출발하는 뱃편은 7시 30분에 있었다.
나와 승훈이형, 진원이형, 상용이는 내일 서울로 가도 상관이 없었지만,
승채와 진이는 6일 출근을 해야 하기에 오늘 꼭 배를 타야만 한다.

 

 

그렇다고 둘만 보낼수는 없다.
시작을 함께 한 여행이니 마지막까지도 함께 해야 한다.
성산에서 제주항까지 줄창 달리면 시간내에 문제 될 건 없지만,
역시나 우도에서 한참 뒤쳐졌던 상용이와 승채의 체력이 문제다.

 


벌써 시간이 두시가 넘었지만
적당히 체력을 안배해 가며 어제처럼만 달린다면 그래도 제주항까지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막 배가 출발하려는데 먼저 출발했던 배가 성산항이 아닌 다른 쪽으로 가고 있다.
우도에 들어오는 여객선이 성산항에서 출발하는 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종달리에서 출발하는 배가 또 있었던 것이다.
바로 옆에 정박하는 배가 바로 종달리를 왕복하는 배였다.
서둘러 배에서 내려 종달리행 배로 바꿔 탔다.

 


우도에서 라이딩이 상용이와 승채에게 약간의 무리가 간거 같아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은 일주도로가 아닌 해안도로로 가기로 했다.
일주도로가 조금 더 거리상 단축은 되겠지만,
심하진 않더라도 약간의 오르막들이 있어 그나마 오르막이 거의 없는 해안도로가 더 빠를 거란 생각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다시 달고 출발하려니 3시가 넘었다.

 

 

다시 30분 라이딩 10분 휴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구좌에서 제주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많아
예상 시간보다 훨씬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내리막에서도 페달을 힘차게 굴러 속도를 더 냈다.
상용이와 승채도 많이 나아졌는지 큰 무리없이 쫓아오고 있었다.

 


이 속도라면 6시쯤 제주항에 도착할 수 있겠다.
아침겸 점심만 먹고 비상식으로 초코바 몇개만 들고 계속 달리고 있으니
일찍 제주항에 도착해서 푸짐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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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 휴식시간에 진원이형~ 포쓰가 작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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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천 항일 유적 기념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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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관 앞에서 상용이~ 귀연짓 ㅡ,.ㅡ;;

 

 

 

 

 

제주 일주도로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 되어 있다.
그런데 조천읍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도로도 2차선으로 줄더니 자전거 도로가 없다.
작은 읍소재지라 교통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도로변에 불법주차 된 차량들이 많아 복잡했다.

 


내가 선두에서 달리고 있었다.
바로 뒤를 상용이가 따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난다.
급히 자전거를 멈추고 뒤돌아 보니 상용이와 승훈이형이 뒤 엉켜 누워있다.
승훈이형은 바로 일어나는데 상용이는 많이 다쳤는지 도로에 누운채로다.

 

 

심장이 덜컥했다.
자전거여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안전 라이딩인데......

 

 

도로변에 불법주차 된 용달트럭의 적재함에 상용이의 핸들바가 살짝 걸리면서 넘어지고,
바로 뒤따르던 승훈이형도 같이 넘어진 것이다.
다행히 승훈이형은 다친 곳이 없었다.
달려가 상용이를 확인하니 고통에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다리나 허리등 아픈 곳을 확인하자 오른쪽 팔목의 통증을 호소한다.

 


읍내라 가까운곳에 병원이 있어 상용이는 팔에 깁스를 해야 했다.

 

 

한쪽 팔로 자전거를 탈수 있다고 상용이는 말하지만
그러다간 더 큰 사고의 위험이 있다.
진원이형이 택시를 붙잡고 사정해서 상용이 자전거의 앞바퀴를 빼고
택시 뒷좌석에 싣고 상용이만 먼저 제주항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상용이의 짐은 서로 나눠 메고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다.
오는길 내내 내리막에서 계속 페달질하며 내리 쏘았던게 생각났다.
-시내라 속도를 내지 않아 그만하지...-
만약 지나온 내리막 질주 때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 했다.

 

이후 제주항까지 가는 길은 가능하면 인도를 타고
도로에서도 최대한 속도를 줄이며 달렸다.

 


조천에서 상용이의 사고로 시간이 많이 지체된데다
혹시나 또 누구하나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슬금슬금 라이딩을 했더니
제주항에는 7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제주항에서 푸짐한 저녁은 날아 갔으니
서울 가는 배 안에서 푸짐히 먹고, 마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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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는 여객선 타기 전 기념 촬영~
깁스 한 팔로도 즐겁게 웃는 상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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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선 배 갑판에서 자리를 펴고 뒷풀이를 가졌다.

 

 

 

제주항 초입 마트에서 맥주페트병 몇개와 한라산 소주를 10병을 샀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소주는 일반 병소주보다도 용량이 많아 마시고 남는 건
싸가지고 가서 서울에서 먹자는 계획이었다.

 

 

 

배 갑판에서 마시는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남길거란 소주는 금새 동이나고도 술이 모자라 배안 편의점에서 계속 공수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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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다 먼저 쓰러진 진이...
쓰레기통옆에 쓰러진 진이에게 쓰레기를 더 어지놓고 찍은 승채의 소심한 복수 컷~ ^^

 

 

 

 

 

 

마시다 너무 졸려 그냥 갑판에서 잠이 들었다.
꺼꾸로 마셨을때는 아예 필름이 끊겼었는데 이날은 바닷바람 맞으며 즐겁게 마셔서 그런지 필름이 돌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원이형과 나만 스레기통 옆에서 쓰러져 잠들어 있었고,
배는 인천항에 들어서고 있었다.

 

 


짧지만 참 많은 추억거리를 남긴 여행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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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뱃창에 앉아서 분위기 잡는 승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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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에서 내려 막 출발전 기념컷 ~

 

 

일단 인천역까지 가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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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역 앞에서...
한쪽 팔을 제대로 못쓰는 상용이는 그래도 인천까지 잘 와주었다.

 

 

 

 

전철을 나눠 타고 종로5가 닭한마리 집에서 마지막 뒷풀이를 하고 다음 모임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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